제 풀에 꺾여서, 나는 곧 망할지도 몰라.-하는 공포가 자주 나를 엄습하는 요즘이다. 즐거운 일이 있었다. 더 즐거운 일이 이어졌다. 상상하던 일이 일어났고, 기대하지 못했던 일도 있었고, 꿈만 꿨던 작은 일도 있었다. 순간 기뻤다가, 순간 설레고, 순간 흥분한 뒤, 순간 소강했다. 솔직히 말해서, 이 모든 것을 조금 더 영위하고 싶지만 곧 끝은 있을 것이고 일찍이 내 밑천은 드러났다. 제법 긴 조증 상태가 이어졌다. 나는 조금 긴장할 준비를 한다. 상상하고 꿈꾸고 기대하지도 못했던 일들 사이엔 과했던 흥분의 순간이 있었지. 후회의 조각이 부스러기처럼 튀어나온다. 나는 최대한 내 작업에 집중하길 원했지만(그것이 내 유일한 목표였지만) 그럴듯한 이유들로 나를 설득시킨 척 아사무사 쉽고 있어빌리티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. 아마 이 선택들은 올해 내내 내 발목을 부여잡고 말겠지. 벌써 들리는 것 같아, 발목 언저리에서, 수 많은 손들이, 나를 부여잡고 -" 아이고 - 혜정아 - 난 - 그럴 줄 알았지 - 이제 가자 - "흡사 도살장으로